화신

욕망은 사람 마음 안에 잡탕처럼 있다

그 잡탕은 좋은 의도와 나쁜 의도와 예민함과 무던함과

집착과 외면 등등이 아무렇게나 뒤섞여 혼탁하다 사실 뭐라고 꼬집어 대표될 수 없다 혼돈 그 자체다 그게 사람이다

 

그러한 마음은 사건으로 사람으로 발현되고 존재하게 되고 그것으로 규정받는다

 

혼돈이 문득 거울을 본다 어느 날 어느 시점 어쩌다가 어떻게 비추어질 때 혼돈은 거울을 보고 안심하고 착각을 한다

아 이게 나구나 나는 이렇게 보여지고 불려지고 이렇게 살면 되는구나 그게 좋든 나쁘든 말이다

 

시민 손으로 당선되고 체포당한 저 끔찍한 대통령이 우리를 규정하는가?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발적인 욕망에 의해 이 나라 사람들의 대표가 되었고 자발적인 욕망에 의해 또 물러났다

 

우리 사람들은 모두 다름아닌 한 사람의 마음 그 자체다

선하고 악하며 강하고 약하며 장고 끝에 생각이 없어지고 알수록 무지해진다

 

결국은 세계가 어느 날 문득 나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의 문제다

 

어느날 문득 저런게 대표가 되었고 문득 체포됐다

사람들은 같은 일에도 반대의 이유로 울고 웃는다

 

사람들을 이 시대를 대표하는 화신은 무얼까?

딱히 희망이 없기에 혼돈을 향해가는 세상이다

사람들은 낙이 없고 너무나도 무료한 나머지

파국을 갈망하는 거일지도 모르겠다

제 손으로 화신을 만들고 화신을 부수면서 말이다

 

어제는 울고 오늘은 웃는다 내일 또 울지도 모르지만

그래도 혹시 웃는다라면 좋겠지? 그 웃는다에 절반은 걸어보고파 일단 잠이 들어보는 거겠지